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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

매년 12월 31일애서 1월 1일 사이에 일년 뒤의 나에게 편지를 썼었다. 아닐로그로. 그래서인가, 아날로그 감성인지,새벽 감성인지가 항상 폭발해, 분명 일년 뒤에 읽는 것을 전제로 썼던 편지였것만 부끄러워서 읽을 수 가 없다. 그리고 또 한가지, 여짓 일본에 와서 14년 동안 써 오던 편지들을 다 어디다가 떼어 먹었는지 집안에서 잃어버렸다. 아무리 창피해서 못 읽는 다고는 해도 14년동안 해오던 것이 일순간 없어졌다고 하니 이리 허탈 할 수가 없다. 이런저런 이유로 요번 부터 디지털로 승부를 보기로 했다. 그리고 블로그에 올려버릴거다. 도망도 못 가게. 부끄러운 나를 받아들여라! 나! 2021년의 나의 최대 이슈는 역시, 10월 말에 잠시 한국에 갔다 온 것이다. 코로나가 다시 난리나기 전, 순간의 판..

새해 2022.01.01

쿠키도 그 날의 다음을 생각한다.

그렇구나 넌 이제야.. 너의 진정한 모습을 찾은 거구나… 쿠키런 시리즈의 게임을 하다 보면 귀여운 캐릭터에 비해 스토리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누구나 금방 느낄 수 있다. 쿠키런 킹덤에서 이번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신 캐릭터와 스토리가 풀렸는데, 난 또 이 귀여운 쿠키들의 용모에 속아서 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는 스토리에 3배는 격한 감정상태가 된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몸이 허약했던 소르베맛 쿠키는 요새 더 건강 상태가 안 좋아진 것 같다. 친구인 목화맛 쿠키는 그런 소르베맛 쿠키가 걱정이 되어 더더욱 신경을 쓰지만 소르베맛 쿠키는 서리여왕 쿠키를 따라(서리여왕 쿠키가 몸이 차가워지는 어린 쿠키를 잡아간다는 전설이 있다.) 설산으로 들어가 버린다.(죽음을 암시) 이를 목격한 목화맛 쿠키가 설산에 들어가 소..

마지막 날 2021.12.16

재작년 설이 같이 지낸 마지막 설이 되었다.

사귀고 있는 친구의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엊그제 갑자기 열이 나서 응급실에 갔더니 열은 괜찮아졌는데 몸이 많이 약해져서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틀 뒤에 돌아가셨다. 80이 넘는 연세이시고 건강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렇게 갑자기 돌아가실 줄은 몰랐다. 그러고 보니 어제 검은 양복을 사러 간다는 소리를 했었는데 이 친구는 준비를 하고 있었나 보다. 오히려 준비가 안 된 것은 일면식도 없는 나였다. 소식을 듣고 먹먹해져 왔다. 우선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생각했다. 결국 아무 말도 생각이 안 나서 할아버지께서 좋은 곳에 가실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고 했다. 사실 엊그제 응급실에 실려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머릿속이 복잡했었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도 생각이..

마지막 날 2021.12.15

이상적인 마지막

2021.8.16. 월요일 언제부터였을까 난 나의 마지막 날을 곧 잘 상상한다. 당시의 심리 상태에 따라 그 상상의 모습은 변하는데 요샌 내가 원하는 마지막을 그리려 하는 것 같다. 막연한 불안감에서가 아닌 이상적인 마지막을 생각하고 그 목표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를 생각하게 된 것은 나름의 발전이라 생각인 든다. 나이 먹고 건전해진 것 같다. 저번 주 금요일 코로나 백신(모더나) 2차를 맞고 토요일부터 고열에 시달렸다.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던지라 젤리 라던가 삶은 달걀 등을 미리 준비를 했던 것이 많이 도움이 되었다. 오랜만에 열을 38도 넘게 내고 사지를 왔다 갔다. 정신이 없었다. 생각해 보면 취직하고 돈 벌면서 작은 감기도 걸려 본 적이 손에 꼽을 만치였던 것 같다. 이 무더운 날씨에 추..

마지막 날 2021.08.17

마지막 날을 위한 준비 시작

2021.8.11. 수요일 맑음 혼자서 일본에 온 그 해, 길거리에서 만난 고양이를 14년 동안 키우고 있다. 여짓 아픈 곳 없이 씩씩하게 큰 착한 아이이지만 나이엔 장사가 없는지 2년 전부터 하나 둘 몸에 이상이 발견되고 있다. 이번엔 방광염으로 화장실을 하루에 50번이 넘게 들락날락하면서도 소변이 나오질 않아 심히 괴로워 보였다. 병원에선 역시 방광염이니 약과 방광염 사료를 열흘간 먹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원래도 먹는 것에 큰 집착이 없는 애인데 방광염 약을 먹으면서 부작용으로 구토를 하고 입맛도 없는지 통 밥을 먹지를 않는다. 소변은 잘 나오게 되었는데 이러다가 기력 없이 쓰러질 것 같아 뭐라도 먹이자는 생각으로 별 간식을 다 줘봤는데 흥미가 없는 듯, 구석에서 잘 뿐이었다. 어찌 저찌 평소에 좀 ..

마지막 날 2021.08.12

인생 사는 것을 쉽게 생각하는지 어렵게 생각하는지 여튼간에 내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지금껏 계속 바꾸지 못 한 것이 몇가지 있는데 하나는 계속 버릇 처럼 말 하고 있는 잠에 대한 것이고 또 하나는 바로 인간 관계이다. 겉보기엔 낯도 안가리고 말도 툭툭하고 상당히 친해지기 편한 스타일인데 실은 난 철벽쟁이이다. 같은 공간에 있으면 그냥 아무 문제없이 평범하게 편한 사람인데 연락은 할 말이 없으면 안 하고, 쉬는 날 사적으로 만나는 것도 안하고, 인간관계에서 오는 피곤함을 애초에 뿌리부터 싹부터 다 잘라내고 있다. 숨쉬고 사는 것만으로도 힘들어하는 저질 체력인것이 이 사단의 근본적인 이유이다. 돈벌고 살려면 일은 해야하는데 일하면서 다른 무엇인가를 신경쓰는 것을 할 자신도 없거니와... 또... 좀 머리 아..

잡문 2020.11.09

가을 탄다.

매년 여름이되면 기분이 다운이 되는 시기가 있었다. 숨쉬기도 힘든 여름의 텁텁한 공기.티셔츠 안으로 흐르는 땀.따스하다 못 해 살을 파고들 것만 같은 햇볕과 눈이 부실 듯 한 햇살.새파란 이파리.매미소리가 노이로제였다. 특히 일본의 여름은 아스팔트의 열기가 일렁이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로 강렬했다.나를 포함해 밖을 걷는 사람들 눈이 다들 동태눈깔이 되어있었다.단순히 더워서 기분이 다운 되는 것은 아니였다. 여름의 그 모든것으로 부터 젊음, 에너지, 파워를 느끼는 것이 문제 였던 것 같다. (심지어 동태눈깔이 되어서도) 이렇게 밖은 힘이 넘쳐나는데 나는 뭐지?라는 못 난 생각에 머릿속에선 나쁜 생각이 가득.진짜 못 난 발상이 아닐 수가 없다. 이랬던 내가 가을을 타기 시작했다. 언젠가부터 여름의 뜨거운 공..

잡문 2020.10.30

근성론자

나는 의외로 근성론자이다. 의외는 아닌가? 정말 간절히 원하고 그 원하는 만큼의 노력을 하면 시간은 걸릴 지언정 언젠가는 꼭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이게 그렇다고 못, 혹은 안 하는 사람이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다. 정말 간절히 원하고, [이루어질 때까지 이루어지길 원하는 만큼의 노력]을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 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불가능은 없지만 가능해질 때까지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 이것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뭘까란 생각을 잠시 했는데, 그 단어는 근성론자라는 결론이 났다. 이제 그렇게 젊다고는 할 수 없는 나이가 되고, 시간과 노력을 온전히 내가 원하는 무언가를 위해 다 쓸 수는 없게 되었다. 이게 이렇게 되니 언제나 나의 모토인 [할 수 있어]란 말이 엄청난 ..

잡문 2020.10.14

우주 로망 시대 -아레시보 메시지

어느 외계인의 고백 (나의 사랑스러운 행성에게) 내가 살던 행성은 지구가 아니었다. 지구에서 빛의 속도로 50광년 떨어진 행성, [아리에라]가 나의 고향이다. 약 10년 전 내가 살던 아리에라와 그 주변 행성들에 지구로부터 메시지가 도착했었다. 지구인들에 대해, 그리고 지구에 대해 간단한 2진법으로 표현된 전파 메시지였다. 우린 모두 놀랐다. 보내져 온 전파를 보면 분명 아직 문명 수준은 우주여행을 하기엔 턱 없이 부족한 생명체가 살고 있는 행성이었다. 그런 행성에서 자신들을 알리는 메시지를 우주를 향해 쏘아 올린 것이었다. 게다가 메시지의 DNA를 분석해 본 결과 메시지를 작성한 본인은 벌써 생명을 다 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목적지로 설정되어있는 허큘리스 대성단에 도착하기까지는 25,000년이 걸릴 예..

공상망상대전 2020.10.12

지구 침공-편식

침공당하는 좋아하는 색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카키는 항상 주황색이라고 대답한다. 빨강색은 규리가 싫어하는 색이고 노란색은 규리가 좋아하는 색이기 때문이다. 규리는 토마토를 싫어했다. 규리는 토마토가 빨강색과 녹색을 연상시킨다 하여 싫다고 했다. 규리는 카키도 싫다고 했다. 기본적으로 규리는 좋아하는 것이 싫어하는 것 보다 많았지만 빨강색과 녹색이 같이 있는 토마토와 카키는 싫어했다. “한여름의 크리스마스 컬러네.” “...” 녹색 야채 위에 반쪽으로 잘린 방울토마토가 잔득 뿌려진 샐러드가 나왔다. 소스는 올리브 오일이다. 비아냥거리는 규리를 앞에 두고 카키는 포크를 들었다. 포크위에 푸른 이파리를 올리고 그 위에 모차렐라 치즈, 마무리로 반쪽짜리 방울토마토를 올려 입안에 넣었다. 치즈도 야채도 올리브 오일..

공상망상대전 2020.10.04